필연3

필연展을 준비하며-

담쟁이는 혼자만 달려가지 않습니다. 벽이 높다고 포기하고 주저앉아 있지도 않아요. 절망의 순간에도 꼭 여럿이 손을 잡고, 서두르지도 않고 같이 갑니다. 함께 가면 험한 길도 즐겁습니다. 여러분과 그 길 함께 가는 담쟁이 잎 하나가 되고 싶어요.  〔이미지〕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을 때마다 떠오르는 성경 말씀 중 하나이다. 전태일 열사도 먼 그 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현정〕

어떤 소회를 밝힐 수 있으랴. 여전히 열악한 노동자의 팍팍한 삶의 현실. 그저 먹먹한 가슴으로 답답한 숨막힘으로 한 줄 글씨의 힘이 누군가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 역사의 바퀴는 그렇게 굴러간다는 깨우침으로 부끄러운 붓을 들었습니다.   〔정진호〕

답답한 속마음을 달을 상대로 술 잔을 건네며 주거니 받거니 해학적으로 풀어낸 글이 소리 없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해줍니다.   〔조성숙〕

이제는 흔해서 무감각해지고 모자라서 못느끼는 마음, 사랑. 이것 때문에 아름다움과 안타까움을 느껴보았고, 고마움과 서운함을 배워왔건만. 언젠가 또 다시 내 사랑이 넘치는 날, 내 안의 그 마음을 아껴서 다른 이들과 나누게 되는 그런 날을 기대해 본다.   〔조원명〕

지붕이 없는 소박한 둥지에서 오순도순 모여 사는 새들의 모습과 자연과 공존하며 배려하는 새들에게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며, 또한 시인이 담고자 했던 뜻만큼 글씨로 표현했는지 의문을 갖으며……   〔최근국〕

50년이 다 된 지금 아직도 근로기준법 밖에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보고싶은 얼굴 기억해야 할 노동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오늘 이곳에 불러와 그가 그토록 꿈꾸던 함께 사는 세상을 다시 만들어 가기를 바래봅니다.  〔최우령〕

서럽고 고된 삶을 살아 온 한 사람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또 한 사람.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추연이〕

열망에 찬 전태일의 외침과 심훈 시의 '그 날이 오면' 처럼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한미숙〕